새누리당이 10·30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공천하면서 내세운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못해 해괴하기까지 하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3일 서 전 대표가 두 차례나 정치자금법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것과 관련, “개인적인 착복이나 횡령을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부정적 시각도 있으나 본인이 당시의 정황을 충분히 설명해 나름 참작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한마디로 수십억 원대의 불법(不法) 자금을 받더라도 정당 활동에 사용하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런 식의 논리는 과거 불법 대선자금 모금이나, 비례대표 매관매직 등도 사적으로 횡령만 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궤변과 다름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이른바 ‘차떼기 자금’을 받았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부패 정당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당 대표를 맡아 ‘천막 당사’라는 극약처방을 하면서 깨끗한 정치를 다짐했었다. 중앙당사는 물론 천안연수원까지 팔고 여의도 광장에서 당무를 보며 국민의 용서를 구했다. 서 전 대표는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대표·선거대책위원장이었고, 대선과 별개로 본인도 대기업 등으로부터 수십억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2008년에도 양정례 씨에게 비례대표 1번을 주면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었다.

차라리 새누리당은 과거의 잘못을 국민에게 다시 한번 사과하고, 그런데도 서 전 대표 이외에는 마땅한 후보가 없어 세웠으니 국민이 양해해 달라고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다. 개인적인 착복이 없으면 불법 자금도 괜찮다는 식이라면 더 이상 정치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