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오는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 재연기에 사실상 합의하고, 내년 상반기 중 재연기 시점을 결정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또 북한의 핵무기 사용 임박 시기를 ‘유사시’로 보고 한국군과 미군이 지상·해상·공중의 가용전력을 총동원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맞춤형 억제전략’에 합의했다.

김관진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일 오전 서울에서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북한 핵과 대량파괴무기(WMD)에 대응한 ‘맞춤형 억제전략’에 서명하고 미래연합지휘구조 기본개념을 승인했다. 두 장관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사항을 담은 13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전작권 전환 시기 재연기와 관련, 양국 장관은 “이미 합의된 2015년 12월에 전환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데 공감하고 내년 상반기 중 전환 시기를 최종 결론내기로 했다. 양국은 내년 상반기 중 실무협의를 개최해 전환시기를 최종 조율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양국은 심각해진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등 유동적인 한반도 안보상황에 특히 주목하면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에 공감했다”면서 “이를 위해 전작권 전환 조건과 시기를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국 장관의 서명으로 발효된 맞춤형 억제전략은 내용상 전·평시 북한의 핵위기 상황을 ‘위협 단계→사용임박 단계→사용 단계’ 등 3단계로 구분, 외교·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특히 사용 임박 단계에선 군사적인 선제 조치를 취한다는 것에 양국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회의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핵위협 시나리오별로 효과적인 억제방안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한·미동맹의 대북 억제 실효성과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공약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크게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적용할 미래연합지휘구조 기본 개념도 승인했다. 이 개념은 한국군 대장이 지휘관을 맡아 미군 전력까지 지휘하는 ‘연합전구사령부’를 창설하는 것이다. 이 사령부는 전작권 전환 이후 창설될 계획이다.

방승배·정철순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