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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식(사진) 삼성전자 뉴비즈니스디벨롭먼트(NBD·신규사업개발) 그룹장(전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갤럭시 기어란 신제품에 어떻게 반응할지 몹시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빨리빨리’ 정신에 충실하고 새로운 유행에 민감한 정보기술(IT) 얼리어답터들이 많기 때문이다. 독일 가전쇼(IFA)에 최초 공개한 직후 언론의 초기 반응은 ‘신선하다’는 쪽과 ‘전화기 액세서리에 불과하다’는 혹평이 교차했다. 이 전무는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요소별 기술이 발전하면 성능이 더욱 좋아지면서 ‘작동 시간이 너무 짧다’ 등 비판이 수그러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전무는 소니, 퀄컴 등 경쟁사의 스마트 워치와 다른 가장 큰 차별 포인트로 통화 기능을 들었다. 타사 제품은 스마트폰의 세컨드 스크린으로, 주로 메일 읽기와 날씨 등 정보 검색과 같은 시각 요소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갤럭시 기어는 블루투스 통신망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제2의 전화기 노릇을 해낸다. 특히 늘 손목에 매달려 있다는 점에서 전화기를 찾아 허둥댈 필요가 없고, 두 손으로 다른 일을 하면서도 통화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전화가 가능한 중소기업의 스마트 워치도 몇 개 있지만 품질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통화 기능에 역점을 뒀습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집어넣은 게 작은 이노베이션이죠. 트렌디한 해외 연구개발(R&D) 조직의 신선한 아이디어 중 상품화로 연결 가능한 것, 그래서 더 큰 효용이 생기는 걸 엄선했지요. 시곗줄도 소재와 부품을 새로 개발하는 어려움을 감수했습니다. 에어릴레이도 강조하고 싶어요. 이메일과 문자를 시계에서 읽다가 폰으로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새 기술이죠.”

이 전무 옆에 있던 유성식 차장은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기술개발팀과 팀워크가 잘돼 시너지가 났다”며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기능들은 거의 다 완제품으로 구현이 된 셈”이라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전무와 3명의 팀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는 힘든 작업이었다. 세계에 유례가 없던 혁신 제품을 만들어낸 이들은 스스로 한 일이 얼마나 가치있고 창의적인 줄 몰라 자랑할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설명을 끌어내는 데 애를 먹었다. 이들에겐 ‘선례가 없는’ ‘창의적’이란 수식어는 너무나 당연한 일상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는 듯싶었다.

수원=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