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공수사권·국내정보 파트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국가정보원 개혁안을 마련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130여 명이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과 국내정보 파트를 폐지하는 것은 국가 안보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빈대(국정원) 잡으려다 초가삼간(국가안보)다 태운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이 국정원 개혁안을 공식 발표할 경우 보수사회를 중심으로 강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9일 민주당 국정원법개혁추진위 간사인 문병호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공수사권 등 수사권 폐지 ▲국내정보 파트 분리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한 국정원 개혁안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국정원을 근원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취지아래 강력한 개혁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안에 대한 새누리당과 보수사회의 거부감은 강한 상황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대공수사는 지금까지 국정원에 축적된 자료가 있고, 국내와 해외파트를 모두 연결해 봐야 하는 문제로 이를 무작정 폐지하자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정원에서 갑자기 이 기능을 떼 놓으면 대공수사나 간첩수사는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헌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검찰이나 경찰이 대공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국가안보 측면에서 안심할 수 있는 국민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정치권에서는 이런 국민적인 우려를 고려해서 개혁안에 대해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기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팀장은 “이석기 사태를 보고도 국정원의 핵심기능을 폐지하자는 것인지, 이석기 사태를 어떤 기관에서 수사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국정원에 대공 수사 노하우가 있는데 이를 검찰에 넘겨주자는 (민주당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안과 관련, 국정원 관계자는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낼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