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맞나 김한길(오른쪽) 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개혁과 관련해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당론화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 국정원법개혁추진위원회는 대공수사권을 포함한 전체 수사권의 폐지, 국내정보 파트 분리, 국회의 통제권 강화 등 세 가지 방안을 골자로 한 국정원 개혁안 성안 작업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최고위원회를 거쳐 공식 발표키로 했다. 그러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등 대북 관련 수사의 중요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우려가 높아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안이 공식 발표될 경우 역풍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국정원법개혁추진위 간사인 문병호 의원은 9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정원에 대한 우리 개혁안은 수사권 폐지, 국내정보 파트 분리, 국회 감독권 강화 등 세 가지가 핵심”이라며 “수사권 이관에 대해서는 남북분단 현실을 고려해서 대공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리 기조는 수사권 폐지가 원칙”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수사권을 없애자는 게 아니고 대공수사처를 따로 만들든지 검찰과 경찰에 대공수사 기구를 별도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대공수사의 담당기관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국정원법개혁추진위는 10일쯤 회의를 열어 국정원 개혁안을 확정하고 최고위를 거쳐 추석 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도 최근 사견임을 전제로 “대공(수사) 파트도 없애는 방향으로 갈 생각”이라며 “검찰에 별도 (대공 수사) 조직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과 보수 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석기 의원 사태로 국내 종북(從北) 세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는 국가 안보상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폐지하고 국내파트를 분리하게 되면 이득을 보는 것은 국내에서 암약하는 종북세력과 고정간첩뿐”이라며 “정기국회가 정상화되고 국정원 자체 개혁안이 마련되면 국회 정보위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종·조성진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