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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광/美 위스콘신대 교수·환경공학

지난 6월 17일부터 시작된 역대 최장기 장마전선이 물러나고 무더위가 예고돼 있다. 큰 수해(水害)가 없었으나 아직도 4대강(江)의 홍수방지 효과에 대한 논란이 많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피해를 볼 때 지역별로 50~90%까지 현저히 감소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던 반대 측의 주장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또, 4대강 사업 반대 측에서는 22조2000억 원을 투입한 사업 치고는 혜택 지역이 많지않아 추가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제성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본류(本流)보다 지류(支流) 공사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동강의 경우 300㎞에 9조 원의 예산이 들었지만 약 7000㎞의 지류를 4대강 사업처럼 한다면 2~3배의 예산이 필요하다. 더구나 수해 다발 지역은 본류와 연결된 지류 40㎞ 이내다. 따라서 본류에서 물이 잘 빠지지 않으면 지류는 아무리 잘 정비해도 효과가 미미하다.

공학적으로, 본류를 준설해서 홍수수위를 2~5m까지 낮출 경우 20㎞ 이내의 지류 홍수수위가 낮아진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공병단도 당위성을 인정하고 세계가 벤치마킹하면서 따라 하려고 하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은 홍수와 가뭄 방지는 물론 태국에 ‘물 관리 사업’ 수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국격(國格) 향상으로 충분히 판명 났다. 더구나 오토캠핑장, 자전거길, 물놀이와 휴식공간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까지 포함하면 벌써 투자비용은 회수된 셈이다. 반대 측은 수십조 원의 유지관리비가 들어갈 것이라고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유지관리비는 미미할 정도다.

4대강 사업은 홍수와 가뭄 통제는 물론 16개의 보(洑)를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면서 선진국형 문화를 조성하고 생태계와 수질을 살리는 다목적 사업이다. 미국 공병단도 이 같은 목적으로 하천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4대강 사업은 선진국에서 수백 년 동안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 발전을 위해 해온 일들을 최첨단 기술로 최단기에 끝낸 것이다.

보를 막아 녹조(綠藻) 문제가 심해졌다면서 보를 허물자는 주장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인(燐)의 농도가 매우 낮아도 녹조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는 일정 수온이 되면 피할 수 없는 한시적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보와 댐을 수백만 개 건설한 선진국에서는 수질관리에 녹조는 규제에 들어가 있지 않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대 말 낙동강의 수자원 부족을 인식하고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려는 계획을 고려했었으나 실천하지 못했다. 올해에는 유독 낙동강에만 녹조 문제가 생겼다. 그 당시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했더라면 지금은 한강의 넘쳐나는 수자원으로 수력발전을 하고 남는 물을 낙동강으로 흘려보내 녹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이론 등을 통해 반대론을 펴기보다 단편적인 문제를 과장하고 가상의 상황을 마치 곧 일어날 듯 얘기하며 대안 없이 반대하는 것은 선동에 불과하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전문가와 선동가를 구분하지 않고 매스컴에 등장시켜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곤 한다.

검찰의 4대강 사업 관련 비리(非理) 수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물 산업 기술력과 별개로 엄정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사업 관련 비리’ 차원을 벗어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슈화해 국가의 명예를 실추시킴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인 전 세계 연 2000조 원의 물산업 진출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4대강 인근 주민들, 4대강을 찾아서 직접 눈으로 보고 이용해 본 국민은 진정으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이제 밝은 미래를 향해 일치 단결하고 과거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