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의 키를 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장기 표류하면서 주택시장이 빈사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근혜정부가 취임 후 처음 내놓은 ‘4·1 부동산 종합 대책’에 따른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여야 모두가 찬성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도입하는 주택법 개정안은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이 때문에 경기 성남시 분당 등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단지들의 집값이 급락하고 거래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야당의 반대로 입법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9월 국회에서 폐지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개정안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개발부담금 한시감면이 담긴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도 국회 정쟁으로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에 보류된 상태다.

부동산 관련 법안이 이처럼 국회에서 발목이 잡힌 데다 정부 여당의 ‘컨트롤 타워’까지 작동되지 않으면서 주택시장은 제 기능을 잃고 있다.

박창민(현대산업개발 사장) 한국주택협회 회장은 31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국회 계류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주택시장이 숨을 쉴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부동산 관련 법안의 국회 표류와 컨트롤 타워 부재는 부동산 시장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특히 취득세 감면 혜택(6월 30일 종료) 이후 영구 감면 논란이 지지부진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이미 급랭한 상태다.

취득세 문제는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지자체의 갈등이 잔존해 9월 정기국회에서나 논의될 것으로 보여 거래냉동 상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