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과거 독일 나치정권과 같은 방법으로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또한 “조용히 진행하면 된다”며 강행의지를 밝혀 국내외적 파장이 클 전망이다.

29일 산케이(産經)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이날 민간 싱크탱크인 ‘국가기본문제연구소’가 도쿄(東京)에서 주최한 회의에 참석,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나치정권에 의해) 아무도 모르게 바뀌어 있었다”며 “나치정권의 이 방법을 배우는 것이 어떤가”라고 말하며 비밀스러운 개헌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마르 헌법은 독일 최초의 민주주의적 평화헌법이었으나,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총리에 오른 뒤 의회를 무력화하는 수권법을 실시하며 사실상 폐지됐다.

최근 마이니치(每日)신문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51%가 집단적 자위권 도입 및 개헌에 반대한 결과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되며, 일본의 개헌절차를 거론하며 독일 나치정권에 비교한 것은 논쟁을 가져올 여지가 있다고 교도(共同)통신은 전했다.

아소 부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서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면서 “세계 2차대전 패전일에만 가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조용히 참배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춘계 제사 때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한국과 중국 정부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더욱이 이번 발언은 지난 2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하겠다고 말한 뒤 4일 만에 나온 발언이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참의원 승리 이후 한국·중국과의 정상회담 희망의사를 잇달아 밝히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 아소 부총리의 발언으로 양국 간 참배를 둘러싼 긴장감이 팽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