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유호열 한국정치학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순화동 코리아정책연구원 사무실에서 열린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는 정치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유호열 한국정치학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국내 중도우파를 대표하는 단체 중 하나다. 그의 기본 성향도 바른사회시민회의와 그 궤를 같이한다. 그가 바라보는 한국의 좌파는 어떤 모습일까. 그가 고민하는 우파의 문제점은 또 무엇일까.

“한국의 좌파운동이 한국사회에 기여한 부분이 몇 개 있어요. 그중 하나가 1인 시위예요. 집시법의 저촉을 받지 않으면서 합법적인 틀 내에서 임팩트 있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게 1인 시위잖아요. 그걸 처음으로 시도했던 곳이 진보 좌파단체였던 걸로 압니다. 일부 좌파단체들이 조직이나 예산 부분에서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기업들을 적당히 겁주고 후원이나 협찬을 받는 방식을 많이 쓰긴 했지만… 어쨌든 활동가들이 자체 건물이나 터전 위에서 굶어죽지 않고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하나의 운동 차원을 넘어 국회와 연결되고 법제화시켜 우리 사회의 담론을 형성하는 기구로서의 역할을 했던 건 좌파가 먼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그러나 “좌파는 너무 운동성이 강하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나 원자력발전 문제 등 우리 사회가 합리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문제를 모두 집단시위와 투쟁적 운동으로 해결하려 하다보니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는 것. 좌파단체들도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하는 방식을 조금 더 바꿀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과거에는 이슈화하고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더라도 이제는 시대가 바뀐 만큼 합리적인 토론이나 합리적인 해법들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 회장은 “우파들로서는 보수적 가치를 제대로 정립해 실천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우파들이 그동안은 진보 좌파의 잘못을 지적해 지지를 확보했다면 앞으로는 우파도 실천을 통해 성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파가 실천을 못하면 시대적 흐름을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