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가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91) 여사 경호 연장을 둘러싸고 파행을 겪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오는 24일 만료되는 이 여사의 청와대 경호실 경호를 연장해 달라고 비공식적으로 요청하며 회의 초반 불참했다.

국회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는 10년간 청와대 경호실 경호를 받고, 이후에는 경찰의 경호를 받는다. 이 여사는 2월 24일로 10년이 지났지만 한 달간 예외조항을 적용받아 3월 24일까지 청와대 경호를 받게 됐다. 하지만 이 여사는 10년간 같이 지낸 청와대 경호원들과 정이 들어 계속 지내고 싶다고 민주당측에 부탁했고, 박지원 의원이 청와대 경호를 연장할 수 있도록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찰 경호는 순환 보직을 하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가 어려운 반면, 청와대 경호는 안정적이고 수준 높게 될 수 있다”고 연장요청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한 사람의 편의를 위해 법을 고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고 밝혔으나, 내부적으로는 국회 환경노동위 정수를 조정하면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은 결국 합의를 하지 못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