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8일 오전 남북간에 맺은 불가침에 관한 모든 합의를 전면 폐기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완전 백지화하며, 남북 판문점 연락통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인민군 장령(장성) 강표영의 말을 인용, “이미 타격목표를 확정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들은 경량화·소형화되고 다종화된 핵탄두들을 장착하고 대기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평통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남북 불가침에 관한 합의들도 전면 무효화된다는 것을 공식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조선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완전 백지화되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백히 천명한다”며 “이제 그 누구도 우리에 대해 핵 포기니, 백불용이니 하는 말을 입밖에 꺼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미 군사훈련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 2094호 채택에 반발해 의도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협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북한은 수차례 불가침 합의파기를 선언했지만 일방이 파기한다고 파기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7일 2010년 연평도 포격부대인 ‘무도영웅방어대’와 ‘장재도방어대’를 시찰하면서 “명령만 내리면 언제든지 멸적의 불줄기를 날릴 수 있게 전투 동원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라”고 지시했다.

김상협·이화종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