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전쟁’의 최고 격전장이 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가 이번 주말로 다가오면서 외환당국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12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오는 15~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 당국자는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변동성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G20에서 (글로벌 유동성과 관련해) 발언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일본을) 대놓고 얘기하지는 못해도 G20에서 화두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최근 문화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엔화 환율이 과장됐다, 아니다라는 (환율) 수준에 대해 정부는 스탠스(입장)가 없다”며 “다만 환율 변동성에 대해서는 스탠스가 있으며, 글로벌 유동성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외환당국 수장으로서 ‘엔저’혹은 ‘엔고’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할 수 없지만, 미국과 일본 등의 양적완화 조치로 글로벌 유동성이 많이 풀려 있고, 이 때문에 환율의 변동 폭이나 속도가 심하다는 것은 세계경제가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G20에서도 글로벌 유동성을 언급하며 일본의 엔저 정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지난 1월 홍콩에서 열렸던 아시아금융포럼에서도 “선진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거품을 키울 수 있다”며 “선진국 양적완화가 실제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과 한국이 금융거래세 도입 등 실질적인 규제책 도입에 공조를 이룰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