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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62·사법연수원 5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최고 재판소 수장으로서 자질이나 도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어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1, 2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 후보자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이 10여 가지를 넘어서고 있다. 우선, 헌재 예산을 들인 외유성 해외출장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대법원 대법관들이 통상 2년에 한 번꼴로 해외에 나간다고 하는데 이 후보자는 해마다 1∼4차례씩 꼬박꼬박 해외에 나갔다. 2010년에는 4번에 걸쳐 5개국을 다녀왔다. 2008년 미국 출장 때 부인을 대동해 갔는데 출장 세부내역에는 이 같은 사실이 누락돼 있다거나 2010년 부인과 함께 ‘문화사찰’ 명목으로 15일을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보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밖에 아파트 분양권 유지를 위한 위장전입 문제도 불거졌고 이날 이 후보자 장남의 증여세 탈루 의혹도 제기됐다.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3월 이 후보자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서 소득이 없는 이 후보자 장남이 4100만 원을 신고했다”며 “이는 이 후보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헌재 내부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이 후보자의 치명적 약점이다. ‘벙커(아랫사람들에게 일을 많이 시킨다는 의미의 법조계 은어)’ 수준을 넘어 개인적인 일에 헌재 연구관들을 마구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실제로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의 헌법재판’ 출판 당시 공저인 데도 단독 저서로 표기했다고 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