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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당국과 종교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종교인 과세 문제가 새해 벽두부터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그 향배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수위 조절을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과세’ 쪽으로 방침을 굳히고 1월 중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물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 기본의무인 과세의무가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공평 과세’ 원칙과 함께 증세 없이 세수를 확보해야만 하는 정부의 다급한 상황이 더 이상 ‘종교세’에 대한 논의를 뒷전에 방치할 수 없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종교세 문제는 지난 2006년 종교인 소득세 납부 범국민운동이 시작되면서 이슈가 됐지만 워낙 쟁점인 탓에 논란만 지속돼 왔다. 그러나 박재완 재정부 장관 등이 지난해 종교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종교세 부과에 대한 정부 방침은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 상태다. 박 장관은 지난해 8월 ‘2012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세법상 종교인을 불문하고 소득 납세 의무가 따른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종교 활동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과세 기준상 몇 가지 점에 대해서 생각할 부분이 있고 이는 시행령을 고쳐야 하는데, 종교계와 좀 더 협의해 대통령령에 어떻게 규정할지 시간을 두고 연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월 중 종교단체들과 모임을 갖고 최종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종교단체들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 자체에는 동의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부는 종교세를 근로소득세로 구분할지, 아니면 기타 소득세에서 종교세 항목을 신설할지, 세율은 어느 정도로 할지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최종 확정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종교세를 근소세로 할 경우, 숭고한 신앙 활동을 일종의 근로로 여긴다는 점에서 종교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수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종교세 추진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국내 종교 시설이 9만 개, 성직자 수는 36만5000명, 공식 헌금 규모는 연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세청은 세수는 크지 않겠지만, 종교인이나 종교단체의 회계 투명성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종교인에게 과세가 이뤄지더라도 세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과세 방침이 확정되면 통상 월급생활자처럼 근로소득을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과 독일 등 종교 선진국들도 대부분 종교세를 거두고 있다. 미국은 장로교 목회자는 모두 세금을 내고 있고, 감리교도 납세가 국가에 대한 의무라고 정관에 명시하고 있다. 독일 역시 목사에 대해 준공무원 신분으로 간주, 월급을 주고 일반인과 같이 원천징수를 하고 있다. 다만 독일 가톨릭이 최근 종교세를 내지 않는 신도들은 장례 등을 치를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혀 종교세 폐지 논란이 쟁점이 되고 있다.

임대환·이민종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