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 야권 단일화 국면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진보진영에서 신당 창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시민사회와 일반 네티즌들까지 나서서 무소속 대통령의 한계를 지적하며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안 - 문 후보측은 ‘국민연대’에 대해서는 언급하면서도 여전히 신당론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재야 원로인사들로 이뤄진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는 1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대통령이 여야를 두루 아우르며 더 잘할 수 있다는 발상은 한때 거론됐던 대연정처럼 비현실적인 발상이거나 자칫 새누리당의 집권연장을 반대한 유권자의 뜻을 거스를 수 있다”며 “자신이 단일후보로 선정됐을 경우, 재창당 수준의 민주당 혁신이나 민주당을 포괄하는 신당의 창당을 전제로 국민이 동의하는 시기에 입당하는 문제까지를 포함해, 구체적인 방도를 고민하고 국민에게도 필요한 만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탁회의는 이와 함께 “단일화를 양 후보, 양 진영을 넘어선 국민연대로 확장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한층 진전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지난 총선 등에서 진보정당을 지지했던 적지 않은 유권자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다양한 방식을 두고 시민사회 등과 함께 논의하는 일도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 문 단일화 이후에도 진보적 정당, 노동계, 시민사회진영 등을 함께 포괄할 수 있는 더 큰 범주의 연대론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온라인과 SNS에서는 신당론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아이디 ‘sungtae_kang’을 쓰는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원탁회의가) 해답을 줬으니 행동만 남았다. 빠를수록 좋다. 내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 결단 내라!!”고 주문했다. 트위터 아이디 ‘sordemaster’를 쓰는 네티즌은 “대선이 끝나고 언제고 안철수는 신당 창당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요즘 단일화협상은 사실상의 창당준비위 모임 같다”고 밝혔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9일 MBC라디오에 출연, “안 후보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할지 기성정당을 활용한 정당의 길을 갈지 아직 진로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국민이 예측가능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명쾌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