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국민은행 사외이사 시절의 의사결정이 새로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안 후보가 정부위원회 위원과 자문위원, 포스코와 국민은행 사외이사 등 공·사 조직을 가리지 않고 수십여 개의 직책에 이름을 올리면서 업무를 수행해온 것이 적지 않은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안 후보는 현 정부의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만든 신성장동력평가위원회 위원장,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 비상근 위원, 방송통신위원회 기술자문위원, 대검찰청 검찰정책자문위원도 역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안 후보를 지식경제부 장관 등의 후보군에 올려놓으며 그에게 구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우 전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 팀장이 쓴 ‘안철수, He Story’에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청와대로부터 여러 제안이 들어왔고, 대통령직속위원회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안 박사를 찾았다. 모두 거절하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매번 거듭되는 거절로 인해 혹시 괘씸죄에 걸리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고 적고 있다.

안 후보는 앞서 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2001년부터 2년가량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안 후보는 그러나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국민대표 8인으로 선정돼 참석하기도 했지만 본인 의사에 따라 어떤 정부 직책도 맡지 않았다.

안 후보가 포스코와 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지내며 내린 의사결정과 처신은 적지 않은 논란거리가 됐다. 안 후보가 2005년 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6년간 포스코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사실상 ‘거수기’ 노릇만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유학 시절 사외이사 자격으로 포스코 이사회에 참석할 때 포스코로부터 1등석(퍼스트클래스) 항공권을 제공받은 것도 문제가 됐다. 안 후보의 미국 유학 기간 중 포스코 이사회는 총 22차례 열렸고, 그는 19차례 참석했다. 2011년에는 학교법인 포항공대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두 차례(2001년 11월~2002년 1월·2003년 3월~2004년 3월) 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지냈는데 이때 국민은행으로부터 무상으로 주식(1670주)을 받아 8400만여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국민은행은 사외이사에게 회사 비용으로 매달 자사주식을 매입해 사외이사에게 급여 개념으로 지급했다.

안 후보는 전공과 업종에 관련된 각종 직책과 사회단체 등에도 다양하게 이름을 올려왔다. 업종과 관련해 안티바이러스 연구협회 부회장,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정보처리학회 이사, 컴퓨터수사자문위원회 위원,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 자문위원, 정보통신미래모임 부회장, 국립암센터 정보전산 자문위원, 보건의료정보분과 위원 등을 지냈다. 아름다운 재단 이사, 서울시 서울장학재단 이사, 유한학원 감사, CJ 나눔재단 이사 등 사회봉사단체 활동도 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