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캠프’를 구성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부인은 물론 본인도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잇달아 터져 나오면서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사과를 했다.

그러나 부인의 다운계약서 문제에 대해 짤막한 사과 입장만 발표했고, 본인의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는 대변인실을 통해 해명하는 데 그친 것을 놓고 진정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 후보가 영입한 장하성(경영학) 고려대 교수도 안 후보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청하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안 후보는 27일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지난 2001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아파트를 살 때 매매가를 2억여 원 낮춰 신고했다는 의혹을 시인하고 공식 사과했다. 안 후보는 “언론을 보고 확인한 다음에 그 사실을 알게 됐다”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일이고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앞으로 더 엄중한 잣대로, 기준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성 정치인들이나 인사청문회 후보자들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거나 “관행이었다”고 변명하는 것과 비교하면 본인의 잘못을 발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와 관련된 질문을 일절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안 원장도 사과의 ‘진정성’ 논란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게 됐다. 앞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4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군사정변과 유신정권,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등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지만, 프롬프터를 보고 일방적으로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퇴장해 버렸다. 박 후보는 유신 피해자 유족들에게서 “반성 없이 고개만 숙인 태도에 더 큰 분노를 느낀다”는 싸늘한 비판을 듣고 진정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안 후보는 28일 오전에는 2000년 본인 명의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파트를 팔면서 실거래가보다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사과는 본인의 입을 통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대변인실을 통해 “사당동 아파트에 대해 실거래 가격과 다른 금액으로 신고됐다”고 인정하면서 “이런 문제에 대해 어제 후보가 입장을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한다”는 해명을 했을 뿐이었다.

안 후보는 ‘브이소사이어티’ 활동 경력과 관련한 검증이 본격화하던 8월2일 학사위원회 참석차 서울대를 찾았을 때 “(검증은) 사랑의 매로 생각하겠다”며 “잘못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해명할 게 있다면 당당히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캠프에서 경제·사회분야 정책 총괄역을 맡게 된 장 교수는 28일 MBC라디오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당시의 관행이 어땠다 할지라도, 한 나라를 이끄는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입장에서는 반드시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이었던 당시의 안철수와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지금의 안철수는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진지한 사과를 국민께 드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안 후보가 국민을 잘 설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