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호남에서의 열세는 곧 전통적 야당 지지층이 문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의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문 후보 측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지난 21~22일 실시된 국민일보·월드리서치 조사에서 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46.1%의 지지를 얻어 안 후보(43.0%)를 앞섰다. 그러나 민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는 문 후보에 대한 지지가 33.9%에 불과했다. 반면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적합하다는 호남 지역 응답자는 64.2%에 달했다. 문 후보 입장에서 추석 이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향후 후보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려운 만큼, 문 후보로서는 호남 지지율 제고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다른 조사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글로벌리서치의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문 후보는 호남에서 43.1% 대 51.6%로 열세였다.

특히 이 조사에서 문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포함한 3자대결 구도에서조차 호남에서 34.2%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46.5%의 안 후보와 큰 격차를 보였다.

리얼미터의 17~21일 주간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9.6%로 38.5%의 안 후보와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호남지역에서는 20%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안 후보의 우위가 확연했다. 광주·전남에서 안 후보가 55.8%를 기록한 반면 문 후보는 31.0%에 그쳤다. 전북에서도 안 후보의 지지율은 53.3%로 과반을 유지했다. 문 후보의 전북지역 지지율은 36.9%였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