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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타당성을 따지기에 앞서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는 게 우선입니다.”

배상근(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내놓고 있는 순환출자 규제 법안을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개념의 적실성과 해외 사례 등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배 본부장은 “정치권에서는 순환출자가 마치 경제의 암적인 존재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프랑스·독일·캐나다·일본 등 선진국 유수 기업의 지배 구조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선진국 기업에서도 흔하게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어느 나라도 규제를 하지 않고 있는데 한국만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나쁜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 ‘가공 자본’, ‘가공 의결권’ 등도 법인 간에 출자 거래를 하면 항상 나타나는 매우 당연한 현상인데도 불구, 마치 그룹 계열사 간에 순환 출자를 할 때만 발생하는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본부장은 “소유와 지배의 괴리 현상도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한국의 소유권 대비 지배권의 비중도 서유럽 선진국 13개국 평균과 비슷해 특별히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유럽발 경제 위기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이 투자를 급격히 줄일 경우 고용 감축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