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신병관계’로 해임했다고 밝힌 리영호 정치국 상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은 북한 인민군의 지상군·해군·공군을 총괄 지휘하는 단일통합군 체제의 최고 수장이다. 특히 그는 2009년 1월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뒤 총참모장에 발탁되면서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 체제에서 군 권력의 핵(核)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었다.

리영호의 지위는 북한군의 조직과 역할에서도 잘 나타난다. 북한의 군사관련 조직은 전반적인 국방사업을 결정하는 최고 군사지도기관 ‘국방위원회’와 그 아래에 총정치국·총참모부·인민무력부가 있다. 이 가운데 인민무력부는 군 관련 외교업무와 군수·재정 등 군정권을 행사하면서 대외적 대표 기능을 수행하고, 총정치국도 군 간부들의 당생활 통제와 인사를 하는 기관일 뿐 실질적인 작전 및 전투지휘와는 무관하다. 작전과 전투지휘는 최고사령관의 직접 지휘를 받는 총참모부가 담당한다.

해임된 리영호 총참모장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만경대 혁명학원동문으로, 1959년 군에 들어가 김정은 후계체제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2009년을 전후해 북한군부의 권력 전면에 등장하면서 2009년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합참의장 격인 총참모장으로 발탁됐다.

특히 리영호는 김정은 후계체제가 사실상 외부에 공표된 2010년 9월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신설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김정은 제1위원장과 함께 오름으로써 군부의 핵심실세로 두각을 나타냈다. 당대표자회에서 리영호는 당 권력 중추인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도 꿰찼으며 2011년 12월 김 위원장 영결식 때는 운구차를 호위한 ‘8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러한 리영호는 총참모장에 오른 직후인 2009년 4월 인민군 창건 77주년 중앙보고대회에서 ‘이명박 역적패당’을 언급하는가 하면 2010년에는 서해지역을 관장하는 4군단장으로 임무를 수행해온 김격식 전 인민군 총참모장과 함께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됐으나 결국 권력무대에서 사라지게 됐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