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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15일 정치국 회의를 열어 리영호(70·사진)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키로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북한의 이 같은 이례적이고 공개적인 발표는 김정은 제1 국방위원장이 내부 권력투쟁 과정에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최룡해 총정치국장의 손을 들어줘 군부를 직접 장악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리영호가 쫓겨난 사실은 내부에서 사변이라고 할 만한 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며 “권력에 대한 도전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1위원장이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 대신에 당과 내각을 전면에 앞세워 개혁·개방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통신은 이날 ‘리영호를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이라는 제하의 발표를 통해 “리영호를 신병관계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회의에서는 조직문제가 취급됐다”고 밝혀 북한 군부의 서열 변화에 그치지 않고, 국방위·노동당(비서국·정치국·중앙군사위원회) 등 조직 변화까지 암시해 주목된다. 통신은 후임자가 정해졌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체제는 특별한 일이 아닐 경우 사망할 때까지 보직을 해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병관계로 전격 해임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해 권력투쟁 과정에서 밀려난 것으로 분석했다.

리 총참모장은 김 1위원장이 후계자 시절부터 군부를 장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김상협·이화종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