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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2016년부터 내리막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 것은 고령화와 서비스 산업 육성 미비, 각종 규제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약화된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5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011년부터 세계 성장률 평균치를 밑돌기 시작한 데 이어 2016년부터는 성장하는 세계 경제와 달리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처럼 한 나라의 경제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로 접어들어 세계 성장률을 밑도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는 안정적 성장이 아니라 성장 속도가 빠르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1∼2007년 4.39%였던 한국의 잠재성장률(물가불안 없이 달성 가능한 최대의 성장률)은 2031∼2050년에는 1.05%까지 급락한다. 이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번째로 낮은 것이다. 미국(2.13%)과 영국(2.29%), 일본(1.28%) 등 주요 선진국이 같은 기간 잠재성장률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것과도 배치된다.

경제 전문가와 연구기관들은 빠른 고령화와 서비스 산업 육성 미비, 각종 규제에 따른 투자 부진 등으로 성장잠재력을 키우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핵심생산층(25~49세) 인구는 2013년에 1978만4000명으로 2000만 명 선이 무너지며, 2034년(1495만4000명)에는 1500만 명 선이 붕괴된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2016년부터 한국의 노동인구가 감소하며, 2045년에는 평균 연령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50세가 될 것”이라며 “인구구조 변화가 한국 잠재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인구 증가는 총부양비 상승효과를 확대시켜 경제성장을 제약하게 된다”면서 “또 정부 세입은 줄어드는 반면 고령층 복지부담이 커져 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재정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해 내수가 부진한 것도 성장률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에 56.7%였으나 2011년에는 52.9%로 하락했다.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역시 잠재성장률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총고정자본형성(건설·설비·무형자산 투자)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1년 38.0%를 기록하는 등 1990년대까지 30% 중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1년에는 27.4%까지 떨어졌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서비스 산업 선진화와 양질의 일자리 육성 등을 통해 내수를 강화하고, 인적 자본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