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14일 제2차 외교·국방장관 2+2 회의에서 합의한 사이버 안보 협의체가 주목받고 있다.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등 사이버 분야에서 북한의 위협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통해 향후 한·미 정보교류의 폭과 범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 양측 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사이버 공간, 우주 및 기술보안 분야에서도 협력을 제고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양측 장관들은 양국의 국가 기반시설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사이버 분야 위협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범정부적 접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동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를 위해 정부·군사·상업 분야 보안 정책 조율에 기여할 유관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참여하는 사이버 안보협의체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협의체는 8월 중순쯤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에선 외교부를 중심으로 국방부,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총망라되고, 미국에서도 국무부와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사이버는 은밀하고 내밀해서 미국이 우방국과 협의체를 만든 적이 없다”면서 “미국이 이번에 한국과 이를 합의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실제 북한의 디도스 공격 등을 상당한 미래 위협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가시화된 사이버 위협이 한반도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공동 대응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으로 한반도 방어체제가 뚫릴 경우 미국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대북 정보는 물론 다양한 정보기술에 접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싱턴 = 천영식 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