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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중진국 함정’을 넘어 2016년에 선진국 대열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대에 돌입할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함에 따라 그 ‘현실화’ 가능성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와 중산층 약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적 복지 논쟁 등 3만달러 순항을 막는 암초들이 적지 않다면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23일 IMF는 최신 세계경제 전망 자료를 통해 한국의 1인당 GDP가 2016년에 3만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29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30년 전에 1인당 GDP가 1000달러대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 속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인당 GDP 1만달러와 2만달러 등 한 계단 오를 때마다 한번씩 넘어졌던 경험이 있어 중진국 함정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초기 빠른 성장세를 보이다 중진국 수준인 1인당 GDP 2만달러 중반에서 성장이 장기간 둔화돼 정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고성장하던 중남미 국가들은 1960~1970년대 중진국 함정에 빠져 현재까지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1인당 GDP 1만달러와 2만달러를 넘어설 때마다 위기에 발목이 잡히면서 한 단계 상승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1980년 1689달러에 불과했다.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과 수출 위주 경제정책에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1995년에는 1만1779달러로 1만달러대를 돌파하는 등 순항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위기에 빠져들었다. 1인당 GDP는 1998년 7724달러까지 급전직하했고 2000년(1만1347달러)돼서야 간신히 1만달러를 회복했다. 1만달러를 최초로 넘어선 지 12년 만인 2007년(2만1653달러)에서야 2만달러대에 들어섰다.

2만달러를 넘어선 뒤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다시 한번 발목이 잡혔다. 금융위기 여파에 2008년 1인당 GDP가 1만9162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2만달러 밑으로 내려섰고, 2010년(2만765달러)에서야 2만달러대를 회복했다. IMF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는 2014년에 2만6992달러로 중진국 함정인 2만달러 중반대를 벗어난 뒤 2016년에 3만달러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1인당 GDP 3만달러대로 가기 위해서 넘어야할 산들이 많다. 노동인구가 세계 최저 출산율(2010년 1.23명)과 빠른 고령화로 급감하고, 양극화로 중산층이 약화되면서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또 최근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복지 논쟁으로 국가 재정건전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