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매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교육감 직무를 그대로 유지함에 따라 서울 교육의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곽 교육감이 교육감 직을 수행하더라도 상고심 등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다 2심 판결이 1심보다 더 높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도덕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교육감으로서 권위와 리더십이 훼손돼 앞으로 각종 교육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큰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재판 결과 일단 곽 교육감이 교육감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되면서 서울시교육청의 교육정책에는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곽 교육감은 지난 1월20일 업무 복귀 이후 이미 학생인권조례 공포와 시행, 고교선택제 개선안 1년 유보, 전면 무상급식 확대, 문예체활동 강화, 혁신교육 등 자신의 공약사항인 기본적인 교육정책 대부분을 추진한 상태여서 서울교육이 더이상 달라질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곽 교육감이 교육감 직무를 계속 수행하더라도 오는 7월 대법원 판결까지 3개월 시한부 교육감에 불과한데다 1심보다 형량이 더 무거워지면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받게 됐다.

이 때문에 곽 교육감의 ‘실험교육’ 추진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고교선택제 개선 유보 결정처럼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둔 정책 추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부모·교원단체들이 1심 형량보다 2심 형량이 더 무겁게 나온 것을 빌미로 곽 교육감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곽노현 교육감은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2심 판결이 난 만큼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특히 곽 교육감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선의의 지원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2심 재판부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무엇보다 도덕성, 책임성을 요하는 교육 수장인 교육감의 자격 자체를 유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