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하는 캐나다 등 주요 핵물질 보유국들은 향후 구체적인 핵물질 감축 계획을 제시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취합해 27일 의장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HEU)과 플루토늄을 언제까지 얼마나 줄이겠다는 세부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며 “전체회의가 끝난 뒤 정상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이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발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멕시코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일부 핵물질 보유국들은 이미 지난 2년간의 이행보고서를 의장국인 한국에 이미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물질 최대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각각 7t과 48t의 HEU를 폐기했고, 아르헨티나·호주·체코·우크라이나 등 10여국은 400㎏가량의 HEU를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캐나다 등 8∼9개국은 이번에 추가로 HEU를 감축하거나 반납하기로 약속할 전망이다.

일부 국가들은 과거 미국과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았던 HEU를 반납하는 공약을 발표하고, HEU를 사용하는 연구용 원자로를 저농축우라늄 원자로로 전환하는 계획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비보유국에 존재하는 민수용 HEU가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16~17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HEU를 사용하는 연구용 원자로는 26개국 120개에 이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HEU가 전량 제거됐다고 선언하고 이는 핵 테러 위협 억제를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진전을 봤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HEU를 자국 영토에서 완전히 제거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는 세계 핵무기 안보와 핵테러 저지라는 세계 안보에 대한 가장 시급한 도전에 대처하면서 앞으로 이틀간 보게 될 진전을 예시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0년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HEU를 완전 제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HEU를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해 러시아로 옮기는 작업을 최근 마무리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대신 핵무기 제조에는 이용할 수 없는 소량의 저농축 우라늄을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