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사진=권상효 STUDIO ATLAS

“(이)승기야! 내 뒤에도 경쟁자 많다. 몸 다치지 말고 힘들다고 지치지도 말고 끝까지 즐거운 경합이 됐으면 좋겠어!”

엄태웅이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동고동락했던 이승기의 선전포고에 재치있게 대응했다.

엄태웅과 이승기는 각각 ‘적도의 남자’와 ‘더킹 투하츠’의 주연을 맡았다. 그런데 이들 드라마가 공교롭게 같은 요일에 편성된데다 같은 날 첫방송을 하게 돼 두사람은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승기가 ‘더킹 투하츠’의 제작발표회에서 “내 뒤에 많은 존재가 있다. 나만 경계하면 이 게임에 진 것”이라고 선제공격에 나섰고 이 발언에 대해 엄태웅이 응수하고 나선 것.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KBS 새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엄태웅은 특유의 미소로 ‘경쟁자’ 이승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두 드라마가 동시간대 붙게된 건 어쩔수 없는 노릇이죠. 둘다 각자의 작품과 영역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요. 하지만 승기는 뭐든 열심히 하는 친구 인 것을 알기 때문에 저도 더욱 분발해야겠죠. 둘다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랍니다.(웃음)”

오는 21일 첫방송되는 ‘적도의 남자’는 인간의 욕망과 엇갈린 사랑에서 비롯된 두 남자의 갈등을 그린 정통멜로 복수극이다. 엄태웅은 극중 아버지를 잃고 시력 마저 상실한 뒤 복수를 꿈꾸는 남자 김선우 역을 맡았다.

“정통 드라마를 한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는 엄태웅은 “‘부활’이 첫 정통 드라마였는데 그때처럼 긴장되고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시청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엄태웅의 출연분은 2주 후에나 볼 수 있다. 1~4회동안은 배우 이현우가 등장해 김선우의 어린시절을 그리기 때문이다.

“현우 군은 ‘선덕여왕’에서도 제 아역을 맡았었죠. 저와의 싱크로율은 아마 97%정도가 되지 않을까해요. 하지만 현우 군은 슬림한데 저는 차력사 같은 인상이라 현우 군에게 좀 미안한 감은 들지만 어차피 한 캐릭터라 하더라도 성인과 어린시절이 같을 순 없으니 다른 캐릭터라 생각하고 연기할 생각예요.”

극중 선우는 시각장애인에게 글을 읽어주는 아르바이트생 지원과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이별하고 만다. 지원 역은 이보영이, 선우의 벗이자 원수의 아들인 장일 역은 이준혁이 맡았다.

엄태웅은 “첫 촬영이 키스신이란 말을 듣고 당황하고 있는데 그 순간 이보영씨가 등장해서 첫 대면부터 인사하고 곧바로 키스로 들어갔다”며 “7시간 동안의 키스신 촬영후 무척 친해져 카톡(카카오톡)도 하고 아침에 모닝콜도 해주는 사이가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적도의 남자’를 준비하면서 체중을 줄였다”고 전하며 다이어트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제가 영화와 예능프로그램을 오가며 무척 바쁜 일정을 지내지만 이상하게 살은 잘 안빠져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제가(말한 적도 없는데) 7㎏을 감량했다는 기사가 나온 걸 보고 난감했죠. 내친 김에 사력을 다해 다이어트에 나섰고 결국 딱 7㎏를 줄였지 뭐예요.(웃음)”

‘적도의 남자’는 김인영 작가의 2008년 작 ‘태양의 여자’의 남자 버전으로 엄태웅·이보영·이준혁외에 임정은, 임시완, 경수진, 김영철 등이 출연한다.

한편, 엄태웅은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건축학개론’에 출연했으며 ‘1박2일’시즌2에도 다시 합류했다.

박미영기자 my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