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 보호제도의 근간을 허물어뜨리는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저축은행 특별법)’을 통과시킨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 여당 재선 의원이 이 법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영업이 정지된 저축은행에 예금한 돈을 보상받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정무위 투표과정에서 찬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A의원은 2011년 9월 영업정지 된 에이스저축은행에 본인 명의로 5000만원, 배우자 명의로 1억원의 정기예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의원은 지난해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도 구조조정의 피해자”라며 “20년지기 친구가 운영하는 에이스저축은행에 나와 처 명의로 1억5000만원을 정기예금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은 지난해 3월 공개한 공직자 재산신고에서도 본인 명의와 배우자 명의의 예금을 각각 신고했다. A의원은 지난 9일 정무위에서 통과된 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이 확정될 경우 예금자 보호에서 제외되는 5000만원 이상 예금 중 최대 55%까지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A의원의 경우 특별법이 시행되면 배우자 명의의 예금 1억원 중 예금자 보호법에 보장받는 5000만원에다 이를 넘어선 금액의 55%인 2750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돼 최대 775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A의원은 특별법 시행으로 2750만원을 더 돌려받게 되는 것이다.

A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9일 상임위에서 이 법을 통과시킬 때는 에이스저축은행은 해당이 안 되는 것으로 알았다”며 “부산지역 의원들이 꼭 통과시켜달라고 해서 찬성했는데 나중에 내가 예금한 저축은행도 해당되는 것으로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절대 내 예금을 더 돌려받으려고 찬성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