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저축은행 특별법)’을 16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키려던 당초 여야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특별법이 15일 국회 법사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위헌 소지가 있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여야 모두 법안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특별법에 대한)논의가 상당히 오래갈 수도 있다”며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논의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여야 간에 이번 18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합의는 있었으나 논란이 되고 있는 법안의 세부 내용은 따져봐야 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도 특별법 처리에 신중하자고 하는 마당에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표 민주통합당(민주당) 원내대표도 “새누리당 분위기를 보면 15일 법사위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의 고위 관계자도 “13일 최고위원회의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저축은행 특별법을 16일 본회의에 올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현재 여야 원내대표 등 지도부들이 조속한 특별법 통과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16일 본회의 상정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별법 처리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15, 16일 양일간 법사위 전체회의 및 소위원회 논의에도 불구하고 법적·논리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예정대로 16일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가 사전 협의를 통해 상정 시기를 조절한다면 법사위 상정 자체가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사위가 일단 특별법을 상정한 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소위로 안건을 넘겨 장기간 재논의하는 방안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허태열(새누리당) 위원장은 14일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데 대해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대통령의 거부권을 압도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만용·김병채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