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조폭을 닮아가는 학교 내 일진회 조직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감동’과 ‘엄격함’의 수단을 함께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의 따뜻한 ‘돌봄’을 통해 감동을 주고, 허용치를 넘은 폭력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신속하고 공정하며 적절한 ‘처벌’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일진회 학생들에 대한 엄정한 법적 처벌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재직 시 1000여개의 일진회 해체를 주도했던 이금형 광주지방경찰청장은 “학교 폭력 피해자 신고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신고는 보복을 낳고 한계가 있으므로 가해자 신고를 활성화 해야 한다”며 “가해학생 신고는 선도 조건으로 처벌을 면제해주는 등의 방법을 통해 가해자 신고를 유도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역시 학교폭력에 대해 ‘엄정’, ‘적절’, ‘신속’ 등 3가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간 학교폭력 처벌에 온정적인 부분이 있었다”면서 “보복범죄나 사안이 중한 경우 구속영장 청구를 강화하는 등 구속수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기소여부를 결정하기 전 심리학자 등 보호관찰소나 소년원에 근무하는 조사관들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 등을 조사하는 ‘결정전조사’도 강화할 예정이다. 결정전조사를 받은 가해 청소년은 기소유예, 또는 소년부에 송치, 구속기소결정이 나게 된다.

법무부는 또 학교 폭력 사건 발생 시 시간을 끌지 않고 피해가 확산되기 전 ‘즉각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인 감동 주기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학교생활 부적응 위기 학생을 대상으로 원스톱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인 ‘wee 센터’ 방승호(51) 서울 강서센터장은 “일진회 등으로 빠지는 불량학생들은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경우가 많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아이들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들어주고 욕구들을 좋은 방향으로 분출할 수 있도록 해방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데 그들에게 더욱 친밀하게 다가가 관심을 가져주고 보살펴준다면 큰 도움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주미(46) 한국청소년상담원 박사는 “청소년 문제는 사회주류에 편성되지 못하고 비주류가 된 아이들이 다른 방식으로 주류가 되려는 욕구가 안 좋게 표출된 것”이라며 “공부를 못하더라도 학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부라는 가치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다른 재능에 대해서도 폭넓게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아이들은 가정에서 방치되지 않고 학교에서도 방과 후 교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