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는 지난 40년 동안 50만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국회의원에서 연예스타까지 한마디로 ‘대한민국 축소판’이다. 특히 공직에 강하다. 5급 이상 공무원 수로 따지면 전국 1위이고,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DB) 수록인사 중 출신대학별 4위에 올라있다. 고위 공무원 숫자로도 5위권을 오르내린다. 국회의원도 상당수 거쳐 갔다. 제18대 국회의원 중 17명이 재학생이고, 졸업생까지 합치면 현역 의원만 24명에 이른다.

게다가 방송대 졸업생 중에는 다른 학과로 재입학하는 ‘마니아’들이 적지 않다. 조남철 총장은 “학생 중에는 무려 11개의 학위를 딴 분도 있다”며 “이분은 1979년 행정학과에 입학해서 지금까지 30년 이상 방송대 재학생”이라고 소개했다. 33년간 감정평가 업무에 종사하다가 2010년 퇴직한 김광성 동문의 경우 문화교양학과 전공은 물론, 공인부동산중개사·부동산컨설턴트·부동산자산관리사 등 자격증을 따며 계속 공부하는 평생학습자의 생생한 표본이다. 매년 3000명 이상의 졸업생이 재입학을 선택한다.

이처럼 과거 다른 전공을 했던 이가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사례가 많다 보니 18만명 방송대 재학생 가운데 전업학생(5%)과 주부(30%)를 제외한 65%가량이 직업인이다. 회사원, 교원, 공무원, 의료인, 언론인, 예술인 등 다채로운 직업군을 망라한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조금 더 많지만 20대와 30대를 합친 비율이 65.4%로 가장 많다. 하지만 40∼50대도 32.3%나 된다. 10대부터 70대까지 양쪽 끝 세대도 조금씩 있다.

조 총장은 “남녀 비율이 3 대 7쯤 된다”며 “우리 사회의 구조상 주부들을 위한 교육기회가 아직 많지 않아서인지 주부 학생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입학하는 대학 교수나 통계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정보통계학과에 들어와 공부하는 의사 등 전문직업인들도 많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

■ 조남철 총장 약력
▲1952년 서울 출생 ▲휘문고 졸 ▲연세대·연세대대학원 국문과 졸(박사) ▲방송대 교수 ▲중국 옌볜(延邊)대 초빙교수 ▲재외동포신문 편집위원장 ▲동북아평화연대 공동대표 ▲방송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