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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괴담’ 수준의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데는 야당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민주당 한미 FTA 무효화 투쟁위원장인 정동영 최고위원이나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한미 FTA와 관련된 각종 설들을 여과없이 퍼뜨려왔기 때문이다.

괴담 확산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은 정 최고위원이다. 정 최고위원은 29일 의원총회에서 “에콰도르에서 국민적 저항이 폭발하면서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축출되고 새로 등장한 대통령이 결국 국민 앞에 굴복해 미국과의 FTA를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미국과 에콰도르 간 FTA는 비준 후 파기된 것이 아니라 협상 도중에 결렬됐으며 결렬을 선언한 쪽도 에콰도르가 아닌 미국이었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축출된 것도 FTA 때문이 아니라 의회를 동원해 자신을 부패 혐의로 탄핵하려던 대법관들을 면직하는 의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었다.

김 의원은 또 28일 “복제약을 만들거나 파는 것이 어렵게 되면서 자연스레 미국의 특허약 판매 및 약값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대기업이 원하는 의료민영화로 이어지고 맹장수술이 500만원 하는 설이 사실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이전에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설을 퍼뜨렸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표적인 것이 과테말라의 철도운영사업권을 딴 미국 회사가 철로 위 불법 거주자들을 쫓아내지 않는다고 정부를 제소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지난 2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ISD 분쟁 해결은 3명이 심판하는데 미국 투자자하고 한국 정부가 한 명씩 내세우고, 한 명 남는 주심은 총재가 미국인인 세계은행 산하기구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사무총장이 진행한다”며 “2대1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한미 FTA 협정은 “제3의 의장 중재인은 양국간 합의로 선정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ICSID 사무총장이 제3국인을 임명한다”고 규정해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김성훈·김동하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