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 과정에서의 폭력행위에 대한 수사 대상자가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과 일부 민노당 당직자로 사실상 정해졌다. 이로써 민노당은 18대국회에서 소속 의원 6명 중 3명이 국회폭력으로 사법처리 대상에 오르게 됐다.

김 의원이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 민노당은 ‘폭력국회’라는 오명을 받은 18대국회에서 ‘주연’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소속 의원 3명이 국회폭력으로 사법처리 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우는 데다 당 소속 의원 절반이 국회폭력으로 처벌받게 되는 것이다. 169석의 한나라당은 국회폭력으로 처벌받은 국회의원이 아직 없으며 87석의 민주당은 문학진·강기정 의원 등 2명이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민노당은 18대국회에서 대표를 맡은 2명도 모두 국회폭력으로 유죄를 인정받은 기록도 세웠다. 18대국회 초기부터 지난해 7월까지 대표를 맡았던 강기갑 의원은 2009년 1월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강 의원은 국회 사무총장실을 찾아가 책상 위에서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공중부양’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강 의원에 이어 대표직에 오른 이정희 대표는 2008년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명패 5개를 부순 혐의(공용물건손상)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5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민노당은 김 의원의 최루탄 투척으로 1966년 김두한 오물투척 사건 이후 최악의 본회의장 ‘테러’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도 이름을 남기게 된다. 김 의원의 최루탄 투척은 그동안 국회폭력의 상징처럼 보였던 의원들간 몸싸움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당시 사회를 봤던 정의화(한나라당) 국회부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최루탄이) 갓 생산된 신제품이었으면 가루를 덮어쓴 나의 얼굴과 눈은 어찌 됐을까”라며 “상해치상 그 이상 아닌가”라며 김 의원을 비난했다.

국회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최근 최대한 폭력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민노당 의원의 과격한 행동으로 우리 국회는 다시 외국 언론의 웃음거리가 됐다”며 “아무리 소수정당이지만 소속 의원 절반이 국회폭력으로 전과자가 되는 정당은 정치 후진국에서도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