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시장 신뢰 되찾겠다” 의지
불공정거래 신고 급증속 기업 수사의뢰 대응 늘어

최근 증권시장에서 나돈 자금난 악화 루머로 주가 급락 사태를 겪은 STX그룹이 루머 배포자를 검찰에 고소했다.

악성 루머로 피해를 본 기업들이 늘고 피해 규모도 증가하면서 금융감독원은 물론 검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하는 사례도 증가 추세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은 지난 25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루머 배포자를 신용훼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STX그룹은 “루머 배포자는 허위사실 유포로 STX그룹의 직·간접 투자자, 이해관계자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 및 정신적 상처를 주었다”며 “STX그룹도 막대한 경영상 손실과 대외신인도 하락을 겪고 있다”고 고소 경위를 밝혔다.

앞서 21일 증권가 메신저를 중심으로 STX그룹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루머가 돌았으며 STX그룹의 적극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하루 동안 STX조선해양 주가가 5.32% 하락한 것을 비롯해 STX팬오션 10.27%, STX엔진 11.11% 등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STX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의 성장과정에서 악성 루머로 인한 많은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며 “금감원을 통해 수사하는 대신 검찰에 직접 고소장을 접수한 것은 루머의 근원지를 발본색원해 시장 신뢰를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주식시장에 유럽계 은행 파이낸싱 중단에 따른 해외공사 대금입금 지연과 유가하락으로 인한 중동 발주 취소 가능성 등 건설주를 둘러싼 루머가 퍼졌다.

이에 따라 GS건설이 이날 하한가로 거래를 마치고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각각 14%와 10%가량 하락하는 등 대형 건설사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현재 악성 루머 등 시장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루머 확산 차단 노력을 펴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1∼6월) 신규 접수된 불공정거래 사건은 1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4건에 비해 44.7% 급증했다.

특히 접수사건 중 72건은 중대한 위법사항이 드러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통해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됐다.

피해가 늘면서 기업들도 검찰에 직접 수사의뢰를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추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근거 없는 인수·합병(M&A)설로 주가가 요동치거나 유언비어에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