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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암 치료제인 ‘넥시아(NEXIA·옻나무 추출물로 만든 한약재)’는 암세포가 영양 공급을 받는 신생 혈관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암이 증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수경(41) 강동경희대병원 임상종양학과 교수는 지난 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넥시아의 효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09년부터 1년6개월 동안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암치료 및 진단분과 연구자로 초빙됐다.

그는 미국 연구자들과 함께 넥시아의 약효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이 교수는 “동물실험을 등을 통해 넥시아가 다른 장기로 전이(轉移)된 암세포가 신생 혈관을 만들어 성장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암이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기전(機轉·메커니즘)을 넥시아의 효능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여러 실험을 통해 기존 항암제의 10분의 1 용량의 넥시아를 사용해 암 신생 혈관 억제율을 81%로 끌어올린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NCI는 국내에서 넥시아 치료를 받은 4기 진행암(말기암) 환자들의 치료 성과를 담은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말기 암 환자에 대한 높은 치료 성적을 내놓아도 믿지 않고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기관에서 넥시아의 치료 효과를 검증받기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넥시아에 대한 검증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NCI에서 넥시아의 효과에 대한 국제적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에서 신약 인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한방에서만 쓰이는 암 치료제인 넥시아를 상품화하고 양방에서도 ‘항암제’로 쓰일 수 있도록 임상시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넥시아 임상시험 약인 ‘아징스(AZINX75)’는 현재 국내 8개 대학병원 폐암 환자 90여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까지 진행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신약으로 최종 허가를 받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돼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한방 암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넥시아는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개월에 300만원 정도의 치료 비용이 드는데 신약 인정을 받으면 환자들은 5%(15만원)만 내면 된다.

한방 암 치료는 한방 단독 치료와 양·한방 병행 치료로 나뉜다. 한방 단독 치료는 4기 진행암 환자에 대해 넥시아 처방과 함께 통증을 조절하는 보조 치료로 침·뜸을 한다. 병행 치료는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함께 한다. 이 교수는 “암의 진행이 매우 빨라 한방만으로 치료가 힘들 것으로 보이는 환자에 대해서는 한의사가 판단해 양·한방 병행 치료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방 암 치료는 대부분 항암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넥시아 처방을 하는 게 핵심이다.

넥시아는 4기 폐암과 백혈병 환자에게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이 교수는 “10년 장기 생존자를 보면 백혈병과 폐암 환자들이 암이 재발하지 않고 오랫동안 생존하고 있고, 위암이나 간암, 대장암, 신장암도 장기 생존 케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행암 환자의 경우 양방에서는 항암치료를 받아도 평균 생존 기간이 1년 안팎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넥시아라는 한방 암 치료를 통해 10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인 셈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넥시아로 성과를 내왔고, 암과 환자에 대한 전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는 한방 암 치료의 관점이 맞다는 것이 환자를 통해 입증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옻나무에 추출한 한약재인 넥시아의 어떤 성분이 암 치료 효과를 내는 것일까. 이 교수는 “추출물에는 10여가지 성분이 들어 있는데 그중 플라보노이드 성분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게 대체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며 “하지만 양약에서처럼 단일 성분이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추출물 전체가 암 치료 효과를 내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넥시아의 또 다른 특징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 교수는 “실제 암 환자들이 가장 원하는 게 부작용 없는 치료”라며 “이런 장점을 지닌 한방 암 치료에 국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