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팀 쿡이 “애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직원 다독이기에 나섰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팀 쿡은 전 직원을 상대로 보낸 e메일을 통해 “스티브 (잡스)는 놀라운 리더이며 임직원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멘토였다”며 “스티브가 이사회 의장으로서 지속적인 지도와 함께 지속적으로 영감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쿡은 이어 “여러분들이 애플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스티브는 전 세계 어느 기업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 문화를 만들었으며 우리는 그것을 그대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쿡의 이 같은 언급 등의 영향으로 애플의 주가는 25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전날보다 0.65%(2.46달러) 하락한 373.72달러로 거래를 마쳐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잡스 이후’ 애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지인 디지털트렌드는 “잡스의 부재는 애플에 디자인 약화 등 7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트렌드는 “잡스의 부재는 역설적으로 애플 경영에 대한 잡스의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으며 혁신의 애플이 변화를 두려워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WSJ는 애플의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아시아 IT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혁신이 뒤처지게 되면 부품공급 업체들에게는 악재인 반면, 일부 부품을 납품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쟁 관계로 돌아선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 경쟁사들의 도전도 한층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MS는 새로운 운영체제(OS)인 망고(윈도폰7 OS)를 탑재한 ‘망고폰’을 오는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인 ‘IFA 2011’ 등에서 대거 공개하며 아이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끌고 있는 구글도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강화된 특허권 등을 활용, 잡스가 없는 애플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잡스의 CEO직 사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아이폰4 후속모델(아이폰4S 또는 아이폰5), 아이패드3를 포함한 애플의 향후 2~3년 경영 스케줄이 큰 틀에서는 이미 수립돼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애플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박선호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