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을 나서고 있다.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

서울대 경제학과 73학번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학 시절 소문난 ‘운동권’이었다. 구속영장이 기각돼 구류로 끝내기는 했지만 반(反)유신 시위에 앞장섰다가 두 차례에 걸쳐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운동권 학생에서 ‘현실’을 인정하고 학업으로 돌아오게 된 가장 큰 동인은 ‘어머니’였다고 한다.

“대학교 3학년 때인 1975년 신림동 사거리 시위현장에서 붙잡혔는데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남부경찰서에서 29일간 구류를 살았어요.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데 어머니가 두부를 들고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당시 어머니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마산에서 노점상을 하고 계셨는데 저에게 두부를 먹여주면서 계속 우시더라구요. 외동아들로서 솔직히 양심의 가책을 느꼈습니다.”

그는 “외동아들임에도 올해 초 작고하신 노모를 직접 봉양하지 못했던 점이 마음에 걸리고 너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 1979년 행정고시 23회에 합격, 총무처와 감사원 등의 공직 생활을 거쳐 성균관대 교수를 지내다가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부혁신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팀장을 맡으면서 이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고 새 정부 초대 정무수석에 올랐다. 그는 ‘워커홀릭’으로 유명하다. 성균관대에서 입학처장으로 일할 때나 17대 국회 때, 청와대 수석 때도 늘 그는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놓고 생활할 정도로 그의 성실성은 지켜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직원들을 통솔하고 조직을 이끄는 그의 스타일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곧잘 비유된다.

200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셸링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가 쓴 ‘미시적 동기와 거시적 행동’이란 책을 가장 감명 깊었던 책으로 꼽는 박 장관은 요즘도 복잡한 현안에 맞닥뜨릴 때면 이 책을 펼쳐본다고 한다. 그는 “늘 공부한다는 낮은 자세로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마음을 비우고 늘 되돌아 보면서 가슴으로 듣고 발로 뛰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소득 4만달러와 남북한이 통합된 선진국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것이 내가 지닌 꿈이자 소망”이라고 한다.

▲1955년 경남 마산 생 ▲부산고·서울대 경제학과(학사)·미국 하버드대 정책학(석사·박사) ▲행정고시(23회) ▲재무부 행정사무관 ▲대통령비서실 서기관 ▲성균관대 입학처장·기획조정처장 ▲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제3정조위원장·대표비서실장 ▲이명박 정부 초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고용노동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