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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신용도가 좋은 우량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4대 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의 마이너스(-) 대출 잔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은 제자리걸음인데 반해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가운데 우량 직장인들도 빚내는 데는 예외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국민 ‘신용테크론’, 우리 ‘직장인우대신용대출’, 신한 ‘샐러리론’, 하나 ‘패밀리론’ 등 국내 4대 은행의 대표적인 마이너스 대출 상품을 분석한 결과 올 1월 말 이후 마이너스 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4대 은행 합계 올 1월 말 6조8708억원이던 마이너스 대출 잔액은 6월 말 현재 7조8441억원으로 5개월 사이 9733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1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이들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잔액이 2474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대출을 원하는 고객이 은행으로부터 일정 한도를 부여받은 후 그 범위 내에서 언제든 돈을 인출해 쓸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우리은행의 ‘직장인우대신용대출’의 경우 연봉 2000만원 이상의 정규직에 최소 6등급 이상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야 마이너스 대출 설정이 가능하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조건에 있는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있어 마이너스 대출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과 신용도를 갖춘 우량한 직장인들인 셈이다.

국민은행의 대표적인 우량 직장인 마이너스 대출 상품인 ‘신용테크론’은 2009년 6월 말 1조9567억원에서 2010년 6월 말 2조3497억원으로, 2011년 6월 말 현재 3조4221억원으로 2년 사이 1조4700억원가량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직장인우대신용대출’ 역시 올 2월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2월 말 1조8007억원에서 6월 말 현재 1조8943억원으로 4개월 사이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샐러리론’도 올 1월 말(3036억원) 이후 잔액이 계속 증가해 6월 말 현재 3304억원으로 268억원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세는 올 1분기(1~3월) 물가가 4.5%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반면 월급명세서에 찍히는 명목임금은 0.2% 오르는 데 그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저신용·저소득층은 물론 상대적으로 소득 및 신용등급이 우량한 직장인들도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버거워 설정해 둔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을 이용해 ‘급전’을 쓰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기은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