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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 환자가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인지했다 하더라도 생존 기간이 단축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말기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완화의료’를 이용해도 조기에 사망하지 않기 때문에 완화의료가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립암센터는 윤영호 박사 연구팀이 국립암센터, 서울아산병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충남대병원, 강릉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등 11개 대학병원의 18세 이상 말기 암 환자 4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진단 직후부터 약 70일 이내에 50%가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1개월 이내에는 20%가 사망했으며, 3개월까지는 약 60%가 사망했다. 6개월까지는 18% 정도만이 생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암의 진행 정도를 나타내는 병기(stage)는 1기, 2기, 3기, 4기로 구분된다. 말기 암은 암이 원격 전이된 4기와는 달리 여러 항암치료에도 점차 악화돼 수개월 내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조사 결과 환자가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예상 잔여 생존기간보다 더 단축되지 않았으며, 완화의료를 이용한다 해도 예상 생존기간보다 조기에 사망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치료를 피해 완화의료를 선택하고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말기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그동안의 연구들이 완화의료 기관에 의뢰된 시점에서 조사를 시행해 환자의 절반이 11일에서 49일 내 사망했다는 짧은 생존기간만을 보고해 왔다고 평가했다. 윤 박사는 이와 관련, “이번 연구와 함께 미국과 캐나다 등의 최근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완화의료를 이용하더라도 더 빨리 사망하는 것은 아니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신체·정신·사회적 관리를 통해 오히려 증상 조절이 잘 되고 삶의 질이 호전돼 생존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종양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로 인정받는 ‘임상종양학회(Journal of Clinical Oncology)’지에 6월20일자로 게재됐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