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 오염으로 유아에게 수돗물을 먹이지 못하도록 한 도쿄(東京)는 24일 오염 이전에 취수한 수돗물 24만병(페트병)을 공급하는 등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또 이날 해당 정수장 등에서는 방사성 물질 제거를 위해 분말 활성탄의 양을 3배로 늘리기로 했다.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 당국은 후쿠시마(福島) 원자력 발전소 1호기가 12일 수소폭발한 지 10일 만에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21일 내린 비 때문으로 보고 있다. 대기중에 떠돌던 방사성 물질이 비에 녹아 정수장에서 취수하는 강으로 흘러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도쿄 대기중 방사성 미세먼지 농도가 연일 급증해 긴장하고 있던 차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22일 오전 9시부터 23일 오전 9시까지 벌인 조사에서 도쿄 신주쿠(新宿) 지역에서 방사성 세슘137이 ㎡당 5300베크렐(Bq)이나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4만Bq)의 8분의 1 수준이지만 전날에 비해 10배로 급상승한 것으로 도쿄를 긴장시켰다.

도쿄도는 수돗물 혼란을 막기 위해 유아가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오염 이전에 취수한 수돗물 약 24만병을 배포하기로 했다. 또 도쿄도는 수돗물을 마시지 말아야 할 유아에 1세 미만 어린이와 함께 나이에 관계없이 우유만 먹는 어린이를 모두 포함시켰다.

이에 후생노동성은 분유를 탈 때 수돗물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수돗물 대신 생수를 이용할 경우 미네랄이 적은 생수를 사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22일 도쿄 가나마치(金町) 정수장에서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 수치는 245Bq로 어린이 기준치(100Bq)는 넘지만 어른 기준치(300Bq)에는 못 미친다며 성인들은 동요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또 기준을 초과한 물이라도 손을 씻거나 목욕하는 것은 상관없으며, 세탁을 통한 의류 오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오니시 다케오(大西武雄) 나라(柰良) 현립의대 교수는 아사히에 “유아는 체내의 세포 분열이 활발하기 때문에 성인보다 방사선에 취약하다“면서도 “이번에 발견된 정도는 DNA 손상을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양”이라고 밝혔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