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살기 좋은 세상이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입니다. 당장은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이들이 자라고 난 뒤 10년, 20년 후에는 무언가 변해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영준(사진) 날개달기운동본부 총재는 2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동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아픈 아동들을 방치해 놓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 총재는 “소아암 환자만 해도 재발 환아들은 제대로 도움 받을 곳이 없다”며 “열 명이 지원하면 소아암 초기 환자는 2~3명 빼고 모두 생존하지만, 재발 환아는 생존확률이 낮다는 이유로 이들을 후원하는 단체도 거의 없고 의료보험 혜택도 적용되지 않는 사실을 알고 날개달기운동본부가 조직되었다”고 창설 배경을 설명했다.

2006년부터 날개달기운동본부에 합류한 그는 “후원금이 많다고 나눔 활동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소외된 아동들의 마음이 어떤지 알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에는 물질적 후원보다도 정서적 후원이 필요한 곳에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모발 기증, 소아암 환아 가족사진 찍기, 환아들의 특별한 가족여행 등은 소외된 아이들의 마음이 어떨까 고민한 끝에 나온 사업들이다”며 “많은 후원단체들이 성과에만 급급해 물질적 지원만 하려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총재는 “위축되지 않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행동하는 동사’라는 운동본부의 슬로건을 매 순간 되뇐다”며 “아프고 소외된 아이들을 돌봐 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된다면 다른 어린이들의 행복, 이 사회의 행복은 말할 것도 없이 보장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