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교24시 / 이승철 지음 / 부키

“20여년 동안 기자로서 우리 외교 현장을 지켜보며 그 빛과 그늘을 목도했다. 내 나름대로 정리를 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이 책을 썼다. 빛보다는 그늘에 초점을 맞췄다. 의도를 담은 일종의 고발장인 셈이다. 동시에 우리 외교에 대한 애정 표현 방식이기도 하다.”

김영삼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한국 외교의 구조적 문제점과 고질병을 생생한 일화를 통해 예리하게 비판한 책이다. 저자는 국익을 위해 지구촌 곳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외교관들의 노고를 잘 안다. 그럼에도 한국 외교의 미래를 위해선 이면을 까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르면,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줄기차게 표방해 온 ‘실리와 자주 외교’는 구호에 불과했다. 대통령과 정부를 빛내주기 위한 ‘국내용 외교’, 국제 행사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벤트 외교’에 치중해왔다.

책의 2부는 외교부의 엘리트주의와 폐쇄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현지어 구사가 가능한 외교관이 1명도 없는 공관이 26개에 달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한다. 3부는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2개국(G2) 외교(대미, 대중)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