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이번 방미가 ‘죽의 장막’이 걷히고 미국과 왕래가 시작된 지 40년 만에, 그리고 21세기의 두번째 10년이 열리는 시기에 이뤄진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양국 정상 모두 불필요한 마찰과 충돌을 줄이고 대신 협력을 강조하는 ‘공통분모 찾기’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제살리기’와 ‘미·중관계의 안정’을 바라는 양국들이 이번 만남을 통해 그동안의 ‘대립과 견제’ 구도를 ‘대화와 협력’ 분위기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딩리(沈丁立) 상하이(上海) 푸단(複旦)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후 주석의 이번 방문의 목적은 주로 미·중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있으며 중국의 빠른 굴기를 우려하는 미국내 적지 않은 세력들을 향해 중국의 발전이 미국에 위협이 아닌 양측의 공동이익을 촉진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양국 정상들의 만남에서 협력 우선을 강조했다. 특히 선 주임은 “후 주석이 방문할 시카고는 미 중서부 경제의 중심도시이자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후 주석이 시카고를 선택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교감과 호감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중·미관계는 적도 친구도 아닌 경쟁관계로 미국과 옛 소련과 같은 적대성이 강한 경쟁관계가 아닌 협력적 경쟁관계”라며 “중·미 관계의 실력 격차 축소와 마찰 증가로 모순이 있지만 후 주석의 방미로 미·중관계는 일정 정도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류장융(劉江永)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후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공통점을 추구하고 차이점을 남겨두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를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이 쌍방의 모순을 줄여나가면서 향후 10년간 관계를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를 논의한다는 점에서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공통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위안화 절상, 대만 무기 판매 등 민감한 각론에서는 의미 있는 의견 접근이 쉽지 않겠지만 양국 정상은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강조해 나가며 우호적인 회담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