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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의 부실 상호저축은행 인수 시 은행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공적자금(구조조정기금)을 투여, 부실 채권 일부를 매입하기로 해 주목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6일 “은행들에 부실을 떠넘긴다는 사회적 비난이 있고 또 은행 경영진 입장에선 저축은행 인수 추진으로 인해 주주들로부터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은행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그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 채권 일부를 구조조정기금 투입을 통해 해결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부실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을 끌어들이지만 은행이 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를 만들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은행들도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라며 “은행에만 모든 책임이 떠넘겨진다고 하면 은행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했겠느냐”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 입장에선 저축은행 부실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 채권 일부를 매입해준다면 인수 과정에서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다”며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은행의 시장 참여로 인해 저축은행 전체의 신뢰성이 높아지는 부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은행 참여를 통해 저축은행 부실 문제를 보다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고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공적자금 투입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구조조정기금을 운영하는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올해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용으로 3조5000억원을 배정해 놓은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정부가 순자산부족분을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저축은행 부실 채권 정리용으로 어느 정도 수준의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인가 하는 점. 만일 부실채권을 모두 정리해준다면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특혜 시비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도 시스템 리스크 방지라는 대의 아래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는 수준에서 공적 자금 투입 규모는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4대 금융지주회사들은 5일 일제히 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도 이에 대해 “금융지주회사 회장들과 의견을 교환한 결과 시스템 리스크 예방에 의견 일치를 봤으며 은행들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환영한다”며 금융당국 개입 여부를 부인하지 않았다. 또 예금보험기금 내 공동계정 문제 역시 금융지주회사들이 저축은행업계에 뛰어들 경우 쉽게 풀릴 가능성이 높다.

유회경·박수진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