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잘못은 작게 취급하면서 북한의 대화 의지 등 긍정적인 면은 집중적으로 부풀리고….

중국 관영 언론들의 북한 편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사안에서 정부 입장을 대변해온 중국의 관영 언론들의 이같은 보도태도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맥을 같이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갈등 전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22일자 사설에서 “북한이 남한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반격을 가하지 않아 동북아 평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북한이 보여준 냉정을 높이 평가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20일 북한이 남한의 ‘도발’에 반격을 가하지 않음으로써 세계인에게 북한의 절제를 보여줬다”며 “북한의 선택으로 동북아 지역 사람들이 여전히 평화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북한에 박수를 보낸다”고 적었다. 또 남한은 예전에는 자제를 유지하면서 북한을 항상 도발자로 규정해왔지만 이번 연평도 포격훈련을 계기로 더 이상 북한은 도발자와 동의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관영 징자관차바오(經濟觀察報)도 같은날 사설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에 동의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은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6자회담의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반면 한국은 폭력을 숭상하고 냉정을 잃고 있다”고 주장, 한국의 자위권 강화 노력을 또 다른 도발로 간주하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중앙방송 (CCTV)도 ‘한국 또 사격훈련, 북한이 대응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주제의 ‘오늘초점’ 프로그램에서 전체 25분 가운데 시작 3분 정도에 연평도 사격훈련 내용을 전하면서 한반도 긴장 상황을 설명한 뒤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았다”는 북한의 무대응과 7년 만에 불 밝히는 애기봉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을 집중 거론해 남북한을 대비시켰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