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내에 수도권 일대를 포격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보당국 고위관계자는 2일 “아직은 뭐라고 말할 수 없고 정확한 정보를 확인 중”이라며 “북한의 추가도발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더라도 현재 군은 강력 응징 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안보당국은 그러나 근거 없는 국지전 발발설이 초래할 위험성을 경계하며 “아직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도쿄(東京)신문이 이날 서울발로 보도한 ‘북한의 한국 본토 공격설’은 현재까지 막연하게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을 관측해왔던 것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구체적으로 북한 인민무력부의 정찰총국 간부의 얘기를 간접 인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도쿄신문이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한 간부는 포격 대상으로 “경기도가 목표”라고 말하고, 시점으로는 “새해가 되기 전 연내”라고 밝혔다.

이같이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해 북한 군의 추가 포격설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이 간부는 또 “새로운 포격”이라고 말해 연평도 포격 도발(23일)에 연이어 치밀하게 도상작전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서해상에 대한 한국 군함에도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이 간부의 주장에 따르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대응가능성도 열려 있다.

관측에서 현실로 점차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따라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같은 장소나 인근 백령도 등에 대한 추가 도발과 함께 휴전선에서의 국지전 도발, 동해상의 잠수함 침투 등 군사적 도발 가능성과 함께 수도권 일대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긴급 대응작전을 짜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정부 당국자들도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김태영 국방장관에 이어 원세훈 국가정보원장도 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추가 공격 위협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원 국정원장은 “우리의 국론분열 획책을 기도하고 있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정보당국은 일련의 북한 도발이 3대 세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업적을 쌓으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북한의 정찰총국은 한국과 해외에서 공작활동을 담당하고 있으며 김영철 상장이 총국장으로서 포격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추가도발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면전을 우려해 대응에 소극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오판할 가능성이 있지만, 한치의 영토라도 침범할 경우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보의 진위에 대해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북한이 양면작전의 일환에서 공갈협박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