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기습 폭우로 물난리를 겪은 서울시가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도로포장시 빗물이 잘 빠지는 ‘투수성 블록’ 활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27일 투수성 블록 본격 도입에 앞서 설계, 시공, 유지 등에 관한 전반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연구용역을 지난 5월부터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투수성 블록이란 도로 밑 지반까지 빗물이 스며들게 한 도로 포장재로, 물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기존의 아스팔트·콘크리트보다 빗물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 투수성 블록은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지하수량을 늘리는 데도 효과가 있다.

시는 앞서 지난해 도봉산역 부근 마들길 차도 100m 구간과 관악구 봉천동 보도 75m 구간에 투수성 블록을 시공했으며, 지난 7월에는 구로구 구로동 거리공원길 보도 80m 구간에 투수성 블록을 깔았다. 시는 이들 구간을 대상으로 투수율과 사업 타당성 등을 분석해 투수성 블록 확대를 위한 기준을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자치구에서 자체적으로 투수성 블록을 깔기도 했지만 일관된 기준 없이 여러 재질이 사용되다 보니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 4월쯤 연구용역 사업이 마무리되면 보행도로나 이면도로 포장에 투수성 블록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집중호우 때 새로 조성된 투수성 구간과 일반 도로의 빗물처리 능력에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며 “투수성 개선으로 인한 지반침하 가능성까지 면밀히 분석해 최종 확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8102㎞에 달하는 서울시내 도로 대부분은 불투수성 블록으로 포장돼 있다.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