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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꿰차고 입지 강화 ‘잰걸음’

오세훈 차차기 노리며 ‘광폭행정’

한나라당 잠룡들 중에는 ‘물음표’를 달고 있지만 잠재적 도약 가능성이 큰 인물들이 적지않다. 홍준표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 나경원 최고위원 등 당직을 꿰차고 정치적 입지강화에 나선 주요 인사들부터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정치권 안팎은 이들의 대선경쟁력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우선 홍 최고위원은 당내에서도 ‘돈키호테’식 독자행보와 입심으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노리며 여론몰이에 나섰지만 결국 안상수 의원에게 대표 자리를 내주며 2위에 그쳤다.

그는 “역시 바람은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고 씁쓸해했다. 실제로 홍 최고위원은 자신의 대중성에 비해 당내 지지 조직이 미약하고, 자신의 돌출행동에 대한 보수층의 반응도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최근엔 당 서민정책특위 위원장을 맡는 등 보수 정당 내부에서도 서민친화적 이미지를 호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 사무총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당내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나 최고위원에게 후보자리를 내주며 시련을 겪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 공약을 내거는 등 친서민 이미지로 승부했지만 역시 보수층 지지를 얻는 데는 미흡했다.

그러나 꾸준히 새로운 시험대 위에서 자신에 대한 검증노력을 기울여 온 원 사무총장의 경우 ‘원조 소장파’의 장점을 안고 ‘새로운 보수’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여전하다.

나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경선은 물론,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중적 인기와 지지도가 입증됐다. 타고난 미모와 언변을 갖춘 여성 정치인으로서 ‘선거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 만큼 선거철마다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다만 대중성에 비해 ‘콘텐츠가 약하다’는 평가가 한계로 남아 있다.

한편 민선5기로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본인이 “임기 중에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차차기라면 몰라도”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음에도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 ‘여소야대’가 돼버린 서울시 행정을 얼마나 조화롭고 추진력있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오 시장에 대한 정치적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