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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의 ‘9·14 여론조사’에서 ‘어떤 방식의 개헌이 가장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4.0%가 ‘권력구조’뿐만 아니라 영토조항, 경제 및 인권 관련 조항 등 대대적으로 개헌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권력구조 개편만 제한적으로 개헌해야 한다’는 의견은 17.3%였다. ‘개헌은 필요하지 않으며 현행 헌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16.0%였고, ‘모름’ 또는 무응답은 12.6%였다.

주목할 대목은 1년 사이 ‘대대적 개헌’에 대한 지지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동일한 질문을 했던 지난해 추석때 ‘9·26 여론조사’에서 ‘대대적 개헌’을 선택한 응답자는 42.4%였는데, 올해는 11.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반면 ‘제한적 개헌’은 10.8%포인트(28.1%→17.3%), ‘현행 헌법 유지’는 5.6%포인트(21.6%→16.0%)가 각각 낮아졌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만 제한적으로 개헌한다’는 ‘원 포인트’ 개헌론과 ‘대대적 개헌’을 합치면 71.3%나 된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어떤 형태로든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개헌 필요성을 강조한 뒤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개헌 특명’이 내려진 것으로 관측되는 최근 정국에 비춰보면, 여론의 흐름도 정치권의 개헌 논의를 압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대적 개헌론’이 지난해보다 11.6%포인트나 높아진 것도 ‘1987년 체제’ 헌법의 개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개헌론이 불붙을 경우 폭발적인 사회이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대대적 개헌’에 대한 찬성 여론은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59.1%), 호남(58.2%), 인천·경기(57.1%)에서 높았다. 또 민주당 지지층의 58.8%와 한나라당 지지층의 49.1%가 ‘대대적 개헌’에 찬성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층의 55.2%도 ‘대대적 개헌’을 선호했다.

반면에 개헌시 적합한 권력구조에 대한 여론은 1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4년 중임 대통령제(34.1%)를 꼽은 의견이 가장 많았고,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29.7%)가 뒤를 이었다.

이어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고, 총리는 국회가 선출하는 ‘이원집정부제’(18.7%), ‘의원내각제’(9.9%) 순으로 나왔다. 1년전 조사 때도 ‘4년 중임 대통령제’(36.2%),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32.6%), ‘이원집정부제’(18.2%), ‘의원내각제’(9.4%) 순이었다. ‘4년 중임 대통령제’는 2.1%포인트 낮아졌고,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도 2.9%포인트 줄었다.

‘4년 중임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는 한나라당 지지층(38.2%), 대구·경북지역(43.8%)에서 높았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민주당 지지층(32.7%), 부산·울산·경남(33.5%)과 대전·충청지역(32.2%)에서 선호가 많았다. ‘박근혜 지지층’에서는 박 전 한나라당 대표의 소신대로 ‘4년 중임 대통령제’(35.6%)가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30.0%)보다 5.6%포인트 높았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