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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사회론’이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현재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불공정하다’는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문화일보 ‘9·14 여론조사’에서 ‘우리 사회의 공정성 수준’을 묻는 질문에 ‘공정하지 못하다’(69.6%)는 견해가 ‘공정하다’(28.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공정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선결요소를 다지선다형으로 묻자 ‘권력층의 실천의지’를 최우선 순위로 꼽는 견해가 가장 많았다.

◆ 권력층이 공정사회의 걸림돌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권력층의 실천의지와 솔선수범(33.1%) ▲엄정하고 투명한 법 집행(28.1%) ▲ 약자에 대한 배려(15.8%) ▲불공정을 묵인하는 국민의식 개선(10.9%) ▲공정한 법과 제도의 마련(10.1%) 순으로 꼽았다.

현 사회가 불공정한 이유는 현행 법과 제도가 잘못됐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라 권력층이 실천의지가 없거나 법 집행 과정에서 일을 불투명하게 처리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다. 이 같은 응답은 지역별 차이 없이 고른 분포를 보였다. 20~40대 연령층에서는 ‘권력층 솔선수범’을 지적한 견해가 평균보다 높았고, 50대에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상대적으로 많이 지적했다. 또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권력층’의 문제점을, 낮을수록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의견이 높아졌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친서민 중도실용기조의 핵심 가치로 내세운 ‘공정사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느 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최근 도덕성 문제로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잇달아 낙마한 사건의 교훈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 ,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여론 확산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 공정사회의 출발은 기회 균등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의 바탕은 균등한 기회의 보장이라고 밝힌 데 대해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과반이 ‘동의한다’(58.9%)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36.8%)는 견해는 주로 야당 지지층에서 많았다. 민주당 지지층(52.4%), 자유선진당 지지층(57.4%), 민주노동당 지지층(54.8%)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평균치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 여당층 제외하고 모두 불공정 평가 =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는 평가는 한나라당 지지층(46.4%) 정도에서만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를 제외하면 지역별, 연령별, 직업별, 학력·소득별 응답층은 골고루 ‘불공정’을 높게 지적했다.

‘불공정’ 평가는 특히 20대(73.3%), 30대(83.4%), 40대(77.2%)에서 평균을 상회했다. 화이트칼라(81.1%), 자영업(78.4%), 학생(71.4%) 응답층과 민주당 지지층(80.5%), 민주노동당 지지층(89.6%), 국민참여당 지지층(100%)에서도 불공정 지적이 평균보다 높았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